핵심가치가 없는 바이럴리티는 소모성 콘텐츠에 불과하다

콘텐츠를 통한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제작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담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제작자들은 바이럴리티만 생각하다가 이 부분을 간과하곤 하죠. 이런 현상은 특히 콘텐츠 자체에 너무 빠져든 마케터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중 하나입니다.
콘텐츠가 단발적이고 소모성 이슈로 증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달하고 싶은 주제나 홍보하고 싶은 제품(브랜드)의 메시지를 콘텐츠에 적절히 녹여내야 합니다. 제품이나 아이디어와 무관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습니다.
에비앙이 만든 동영상 ‘롤러 베이비스’는 이런 오류를 잘 보여줍니다. 이 동영상은 5천만 번이 넘는 조회 수로 온라인 동영상 광고 부문 기네스 세계신기록에 올랐는데요. 이 정도 흥행이면 우리는 당연히 브랜드 매출도 올랐다고 생각하기 쉽겠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해에 에비앙은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고, 매출도 25퍼센트나 하락했던 것이죠.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해당 영상은 우리한테도 익숙한 ‘강남스타일’의 곡에 맞춰 아이들이 묘기를 부리고 있다.
5년 전 나온 이 영상은 총 조회 수 1.4억 회를 기록 중이다
롤러스케이트 타는 아이들의 영상은 대중에게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그 모습과 에비앙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상 자체만 인기를 누리고 정작 에비앙은 그 어떤 이득도 보지 못했던 것이죠.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인기몰이가 아니라, 인기몰이의 결과가 해당 기업이나 단체에 가치를 더해주어야 합니다. 마케터는 단순한 바이럴리티가 아니라 ‘가치 있는 바이럴리티’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조건화와 연상작용’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치킨을 먹을 때 맥주가 생가나는 것과 같도 이런 조건하와 연상작용입니다. 이런 현상은 매년 봄이 오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음원차트 상단에 올라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광고가 아무리 대중에게 호응을 얻어도 정작 그 콘텐츠가 담고 있는 주제가 브랜드 가치와 동떨어져 있다면 결국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롤러 베이비스는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데 반해 영상 제작자인 팀 파이퍼 Tim piper가 2006년에 만든 도브 광고영상은 매우 훌륭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75초의 짧은 영상에 대중매체 속 여성의 아름다움이 실제 여성들에게 가치관의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훌륭하게 담아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 짧은 영상은 큰 화제가 되었고 도브의 매출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영상은 도브가 ‘진실된 아름다움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팀 파이퍼와 협력해 만든 것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품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돕는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또 도브는 제작 의도에 맞게 신체 조건이 다양한 모든 여성들을 위한 비누에 대한 광고도 제작했죠.
팀 파이퍼가 제작한 영상인 ‘에볼루션’을 통해 매일 쏟아지는 화려한 이미지가 실제로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잡티 하나 없는 여신 같은 미모는 현실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 ‘미’에 대한 적나라한 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에볼루션 영상은 제작비가 10만 달러밖에 들지 않았지만 조회 수는 1,600만 회를 넘었습니다. 그만큼 도브의 기업 수익도 수억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을 받았으며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도브의 2006년 슈퍼볼 광고 당시의 3배를 넘으며 매출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더 하이어 The Hire’영상은 납치 총격 신과 같은 거친 상황에서 질주하는 BMW의 르와르적인 이미지를 잘 녹여 냈다. 이것은 영상의 흥행뿐 아니라 BMW를 구매하는 주요 타깃층(마초적 남성)을 공략하는데도 효과적이었다
도브의 사례와 같이 콘텐츠 제작자는 콘텐츠를 만들 때 항상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주제 의식(또는 브랜드 가치를)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 전문가 조나 버거 교수는 전염성이 강한 입소문을 만들어낼 때의 주의할 점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흥미를 자극하고 웃음을 유발하며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효과를 노리다가 상품이나 아이디어와의 연관성을 놓치면, 콘텐츠가 아무리 인기몰이를 해도 그 어떤 효과도 노릴 수 없다. 사람들이 콘텐츠만 기억하고 당신의 브랜드나 제품은 기억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콘텐츠도 결국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콘텐츠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은 ‘공유의 수’ 만큼 사람들이 이 것을 ‘왜’ 공유했는가에 대한 이해라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가 ‘확산 가능성’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당신이 정말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가치한 바이럴보다도 제품의 ‘핵심 가치’에 집중해야 합니다.